MBN 괴리와 냉소 분석: 산학협력 드라마가 지상파 밖에서 성립하는 구조

괴리와 냉소 포스터

2024년 11월 22일, MBN 금요 드라마로 방송된 《괴리와 냉소》는 종합편성채널의 심야 시간대에 등장한 2부작 특집 드라마입니다. 주연 배우의 인지도, 공동제작 방식, 촬영 지역까지 — 이 작품을 둘러싼 구조는 일반적인 드라마 제작 방식과 여러 면에서 다른 궤도 위에 놓여 있습니다. 그 차이가 어디서 비롯됐는지, 그리고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 세 주체가 만든 삼각 공동제작 구조

《괴리와 냉소》의 제작 구조는 대학, 독립 제작사, 방송사의 3각 협력 모델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와이즈유 영산대학교와 디에디트(쎈tv 시사임당)가 공동제작한 드라마 《괴리와 냉소》는 오후 11시 종합편성채널 MBN에 2시간 동안 연속 방영됩니다. 방송사가 직접 제작을 주도하는 대신 외부 제작사와 지역 대학이 콘텐츠를 만들어 방영권을 공급하는 방식입니다. 이 삼각 구도에서 MBN은 편성과 송출 플랫폼을 제공하고, 실질적 제작 비용과 인력은 나머지 두 주체가 분담합니다.

디에디트 김대규 공동대표는 "지역대학과 기업이 드라마를 공동 제작해 전국에 방영하는 신선한 방식"이라며 "이번 드라마가 관련기관들의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고 상생하는 새로운 산학협력의 모델이 될 수 있도록 콘텐츠 내실화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언급 속에는 콘텐츠의 완성도 그 자체보다, 브랜드 이미지 제고라는 비(非)상업적 목적이 먼저 위치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 대학이 드라마 인력을 공급하는 방식

영산대는 이 드라마에서 단순한 재정 후원자가 아닌 인력 공급처 역할을 맡았습니다. 영산대는 협약식에서 조·단역 배우로 참여하는 연기공연예술학과, 촬영 스탭으로 참여하는 방송사진예술학과, 분장을 담당하는 미용예술학과, 의상을 담당하는 패션디자인학과, 3차원 CG 등 특수효과를 담당하는 게임VR학과 교수들이 모두 참석해 담당 분야의 상호 협력을 다짐했습니다. 단일 드라마 한 편에 5개 학과가 동시에 투입되는 이례적인 구조입니다.

공개오디션을 거쳐 출연자에 연기공연예술학과 김명재·허성빈·차정은 학생, 조연출에 방송사진예술학과 이주목·박수현 학생, 헤어·메이크업에 미용예술학과 전지현 학생, 의상에 패션디자인학과 최혜경 학생, 특수효과에 게임VR학과 남두황·김근우 학생이 이름을 올렸습니다. 공개오디션을 거쳤다는 점에서 내부 추천이 아닌 일정한 경쟁 과정을 거쳤다는 사실은 평가할 수 있습니다.

📊 왜 이 구조가 반복되는가

이 공동제작 모델은 《괴리와 냉소》에서 처음 시도된 것이 아닙니다. 영산대와 디에디트는 전년도에도 드라마 《니캉내캉》(주연 이태리·김희정)을 공동제작해 2023년 11월 11일 MBN에 방영한 바 있습니다. 즉, 이 구조는 1회성 실험이 아니라 2년 연속으로 가동된 반복 모델입니다.

디에디트 김대규 공동대표는 "작년에 드라마를 제작해보니 영산대 학생들의 역량이 뛰어나 신뢰가 많이 생겼다"면서 "올해 지원사업 심사평가에서도 영산대와의 산학협력 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최종선정되는 쾌거를 달성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발언은 흥미로운 구조를 드러냅니다. 드라마 제작 자체가 외부 지원사업 심사에서 가점 요인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결국 드라마는 순수한 콘텐츠 상품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지원사업 심사라는 또 다른 목적을 위한 수단이기도 합니다.

📺 심야 2부작 편성이 갖는 구조적 함의

MBN 드라마 《괴리와 냉소》 1회는 22일 밤 11시, 2회는 23일 0시 10분에 방송됩니다. 오후 11시와 자정을 넘긴 편성은 방송사 입장에서도 낮은 리스크를 감수하는 선택입니다. 심야 시간대는 광고 단가가 낮고 시청률 기대치 자체가 낮은 편성 구간입니다. 플래그십 콘텐츠가 아닌 실험적 콘텐츠를 배치하기에 적합한 시간대라는 뜻입니다.

《괴리와 냉소》는 상반된 성격의 두 여성이 저렴한 월세를 이유로 남자 금지 구역인 '금남 아파트'에서 함께 살게 되며 벌어지는 갈등과 화합의 과정을 그립니다. 소재 자체는 가볍고 장르는 코미디 성장물입니다. 영산대 해운대캠퍼스와 부산 영도구 등을 무대로 자유로운 싱글 라이프를 즐기는 두 미혼 여성들의 이야기입니다. 서울이 아닌 부산 영도를 배경으로 삼은 것은 영산대와의 협력 구조상 필연적인 선택이었고, 이는 동시에 지역 콘텐츠 제작이라는 명분도 제공합니다.

🔍 이 드라마가 보여주는 콘텐츠 생산 구조의 변화

《괴리와 냉소》의 존재는 MBN이라는 종편 채널이 자체 제작 리소스를 최소화하면서도 편성을 채우는 방법을 실험하고 있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대학이 브랜딩과 학생 실습 기회를 얻고, 제작사는 방송 편성과 지원사업 실적을 확보하며, 방송사는 비용 부담 없는 콘텐츠를 확보하는 구조입니다. 각 주체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다는 점에서 이 모델은 지속성을 갖습니다.

🎯 그러나 이 구조의 취약점도 명확합니다. 콘텐츠 완성도가 시청률 극대화가 아닌 다른 목적들에 종속될 때, 드라마는 작품이 아닌 수단으로 기능하게 됩니다. 디에디트 김대규 대표는 "내년에도 영산대와 함께 중·장편 드라마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선언은 구조가 이미 안정적 반복 주기에 진입했음을 의미합니다. 앞으로 이 모델이 콘텐츠 자체의 완성도를 어떻게 끌어올릴 수 있을지가, 실험을 넘어 하나의 산업 구조로 자리 잡을 수 있는지를 가를 핵심 변수가 될 것입니다.

Post a Comment

다음 이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