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67개 매장이 2026년 8월 13일을 기점으로 공식 영업을 재개한다. 지난 7일부터 시범 운영을 거쳐 보완 작업까지 마무리한 뒤 내린 결정이다. 표면적으로는 단순한 '영업 정상화'처럼 보이지만, 이 사건이 품고 있는 맥락은 훨씬 복잡하다.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기업이 67개 점포를 동시에 열어젖히는 일은 유통업 역사에서도 흔치 않은 장면이다.
📉 왜 문을 닫았나: 위기의 구조적 배경
홈플러스의 임시휴업은 갑작스러운 사고가 아니라 누적된 구조적 문제의 결과였습니다. 대형마트 업태 전반이 2010년대 중반 이후 지속적으로 매출 하락 압력을 받아왔고, 홈플러스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쿠팡으로 대표되는 이커머스 플랫폼은 새벽 배송과 로켓 배송으로 오프라인 장보기의 존재 이유 자체를 흔들었고, 편의점과 근거리 슈퍼마켓의 촘촘한 확장은 '큰 장보기'의 빈도를 줄였습니다.
이마트가 SSG닷컴을 키우고, 롯데마트가 온·오프라인 통합 전략으로 전환을 꾀한 것과 달리, 홈플러스는 MBK파트너스 인수 이후 자산 매각과 재무 구조 개선에 집중하는 기간이 길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디지털 전환 타이밍을 놓쳤고, 재무 부담이 누적되어 회생 절차라는 선택지에 이르렀습니다.
🏪 67개점 동시 재오픈의 의미
🔑 이번 재오픈에서 주목해야 할 숫자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67이라는 점포 수이고, 둘째는 59라는 온라인 배송 재개 점포 수입니다. 전체 재오픈 점포의 약 88%에서 온라인 주문까지 동시에 복구한다는 것은, 이번 영업 재개가 단순한 오프라인 생존 선언이 아니라 온·오프라인 통합 운영 체계를 다시 세우겠다는 의지로 읽힙니다.
대형마트의 회생 사례를 해외에서 찾아보면, 미국의 시어스(Sears)는 점포 수를 유지한 채 구조조정을 반복하다 결국 2018년 파산에 이르렀습니다. 반면 영국의 테스코는 수익성이 낮은 매장을 과감히 정리하고 온라인과 소형 포맷에 집중하여 반등에 성공했습니다. 홈플러스가 어느 경로를 밟을지는 아직 불분명하지만, 67개점 동시 재개라는 규모 자체가 수축보다는 복원을 택한 신호처럼 보입니다.
🥩 할인 카드의 구조: 전략인가, 궁여지책인가
재오픈과 함께 발표된 할인 행사는 공격적입니다. 한우 전 품목 최대 50% 할인, 삼겹살·목심 40% 인하, 대표 상품인 당당후라이드치킨을 정상가의 절반 수준인 약 3400원에 판매하는 것은 단기 집객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설계입니다. 1인 1마리 구매 제한 조항까지 달린 것을 보면, 재고 소진보다는 실질적인 고객 유입과 '홈플러스가 살아있다'는 인식 전환이 목적임을 알 수 있습니다.
📊 그러나 냉정하게 보면, 이 할인 카드는 단기 카드입니다. 이달 말까지 유지되는 한시적 프로모션이고, 할인폭이 클수록 마진은 얇아집니다. 회생 절차 중인 기업이 마진을 깎는 방식으로 고객을 끌어야 한다는 사실 자체가, 자력으로 트래픽을 만들기 어려운 현실을 방증합니다.
🔮 앞으로의 전망: 재기의 조건
홈플러스가 이번 재오픈을 발판으로 진짜 재기에 성공하려면 세 가지 과제를 풀어야 합니다. 첫째, 온라인 경쟁력의 실질적 복원입니다. 59개점에서 배송을 재개한다고 해도, 쿠팡과 마켓컬리가 이미 점령한 새벽 배송 시장에서 차별화 없이는 재진입이 어렵습니다. 둘째, 할인 이후의 객단가 유지입니다. 프로모션으로 유입된 고객이 정상가에서도 머물 이유를 만들어야 합니다. 셋째, 회생 채권단과의 관계 관리입니다. 법원 관리 하에서 영업 결정이 내려지는 구조는 빠른 시장 대응에 제약이 될 수 있습니다.
⚡ 지금 이 순간 홈플러스의 선택은 유통업 전체가 주목하는 하나의 실험입니다. 오프라인 대형마트가 이커머스 전성기에 살아남을 수 있는가, 그리고 회생 절차가 단순한 시간 벌기가 아닌 진짜 구조 전환의 계기가 될 수 있는가. 그 답이 이달 말 할인 행사의 성과 수치로 처음 모습을 드러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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