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드라마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는 2025년 10월 25일부터 11월 30일까지 토일 편성으로 방영된 작품입니다. 제목만 들어도 무언가 아는 것 같은 느낌, 그 낯익음이 이 드라마의 가장 강력한 무기입니다. 자신이 가치 있다고 생각한 모든 것을 한순간에 잃어버린 한 중년 남성이 긴 여정 끝에 마침내 대기업 부장이 아닌 진정한 본인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화려한 판타지 대신 출퇴근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떠올렸을 법한 현실 속 고민을 정면으로 다루었다는 점에서 방영 전부터 기대를 모았습니다.
원작 소설이 먼저 200만 명을 사로잡았다
한국의 작가 송희구가 쓴 오피스물 소설로, 그의 출세작이자 대표작입니다. 본디 블로그에 연재하던 취미 삼아 가볍게 쓰던 소설이 시작이었는데, 약간 블랙 코미디적인 서술 형식과 더불어 초창기에는 소설이라는 것이 알려지지 않은 채 내용만 퍼날라져서 화제가 되었습니다. 입소문을 타면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출판까지 이루어졌으며, 흥행에도 성공한 이후 웹툰과 드라마까지 나오게 되었습니다.
송희구 작가의 동명 원작 소설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잘 사는 것'의 의미를 파고듭니다. 집에서는 과묵하지만 누구보다 아내와 자식을 생각하고, 회사에서는 책임감 있는 팀의 리더로 인정받으며 살아가지만 세상은 그를 꼰대라고 부릅니다. 스스로의 행복보다는 남의 시선이 더 중요한 사람, 그래서 나의 이야기보다 남의 자식, 남이 타는 차, 남이 살고 있는 집 이야기에 민감하고 집착하는 김 부장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원작은 총 3부작으로 1부는 김 부장, 2부는 정 대리·권 사원, 3부는 송 과장 편으로 구성됩니다.
류승룡이 연기한 김낙수, 그 무너짐의 현실감
류승룡은 《개인의 취향》 이후 15년 만에 TV 드라마에 출연합니다. 김낙수 부장은 외형적으로는 누구나 동경하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안정적인 대기업 부장 직위, 서울의 자가 아파트, 그리고 화목해 보이는 가족이 그것입니다. 주인공 김 부장은 모 대기업에서 25년째 근무 중이었고, 입사 이후 이를 악물고 누구보다 열심히 오직 앞만 보며 달렸습니다. 덕분에 서울에 자가를 소유하고 있었고 연봉은 약 1억, 실수령액은 월 600만 원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탄탄해 보이던 삶에는 균열이 있었습니다. 평생 월급을 줄 것 같았던 회사였지만 부장이 되고 나니 하나둘씩 동기들이 사라지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단 한 번도 승진을 놓치지 않았던 김 부장은 내년에 이사로 승진할 거라며 행복 회로를 돌립니다. 결국 인사고과에서 "공감과 협업"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고, 희망 퇴직을 권고받으며 지방 공장으로 발령났고, 이후 사기를 당해 상가 분양 계약금을 날리는 아픔을 겪기도 합니다.
드라마가 원작과 달라진 방향
원작이 문학계에서 잘 건드리지 않았던 재테크 문제를 중점적으로 다루며 건실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돌아보는 힐링물에 가까웠다면, 드라마판은 완벽하지 않은 사람들이 대기업으로 상징되는 완벽한 형태가 무너져가는 와중에 사회를 맞닥뜨리며 힘겹게 싸워가는 모습으로 방향이 변경되었습니다. 원작은 궁극적으로 세상 모든 사람들이 각자 자신의 길을 만들어나가며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면서, 그러한 바를 존중하는 법을 깨달아야 한다는 것을 핵심 메시지로 던집니다.
원작가와 드라마 작가 사이의 소통이나 협업이 없어 비판받았던 다른 작품들과 달리, 본작은 원작을 쓴 송희구 작가가 매일 촬영장을 방문하여 드라마 팀과 소통하였습니다. 배우들의 연기와 조현탁 PD 특유의 섬세한 연출과 따뜻한 영상미, 정재형 음악감독의 독특하고 감성적인 음악은 전작에서도 호평받았던 만큼 이번에도 호평이 많습니다.
시청률과 넷플릭스 반응
최종회에서는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인생 2막에 접어든 김낙수·박하진·김수겸의 가족애가 그려지며 용두용미 엔딩을 완성했고, 최종회 시청률은 수도권 8.1%, 전국 7.6%를 기록하며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습니다. TV 시청률은 다소 무거운 소재 탓에 2025년 JTBC 드라마 중 낮은 추이를 보였지만, 동시 송출한 넷플릭스에서는 단 4화 만에 대한민국 TOP TV쇼 1위를 차지하는 등 OTT에서 강한 인기를 끌었습니다. 이 작품으로 류승룡은 2026년 제62회 백상예술대상 방송부문 대상을 수상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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