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 미》는 2024년 11월 6일부터 12월 12일까지 방송된 KBS 2TV 수목 드라마다. 성형외과와 수사물을 결합한 이 작품은 방영 내내 국내외의 온도차가 뚜렷하게 갈렸다. 지상파 드라마가 전반적으로 침체된 시기에 등장했고, 탄생 배경부터 편성 방식까지 여러 구조적 특이점을 품고 있다. 숫자가 증명하는 이 드라마의 명암을 차례로 해부한다.
📋 KBS 페이스 미의 기획 구조 — Wavve 오리지널에서 지상파로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OTT 특화콘텐츠 제작 지원작'에 선정되어 지원을 받았으며, 원래는 Wavve 오리지널 드라마였으나 KBS 2TV로 편성이 변경되면서 동시 방영하게 되었다. 즉, 《페이스 미》는 처음부터 OTT 친화적 콘텐츠로 설계된 작품이다. 전작의 후속작은 〈수상한 그녀〉로 예정되었으나 내부 사정으로 편성이 연기되면서 본작이 급하게 편성되었다. 이 편성 경위 자체가 《페이스 미》의 방영 내내 발목을 잡은 요인 중 하나다. 충분한 홍보 기간 없이 편성된 드라마가 초반 시청률 확보에 불리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총 12부작으로, 극본은 황예진, 연출은 조록환이 맡았으며 제작사는 웨스트월드스토리다. 출연진 면에서도 주목할 수치가 있다. 이민기는 〈달자의 봄〉, 〈얼렁뚱땅 흥신소〉 이후 17년 만에 KBS 드라마에 출연한다. 한지현은 데뷔 후 처음으로 KBS 드라마에 출연하며, tvN 월화 드라마 〈손해 보기 싫어서〉 종영 이후 한 달 만에 복귀했다. 복귀 텀이 짧고, 전작 채널과의 이미지 연속성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의 출연이었다는 점도 초반 인지도 형성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된다.
📉 국내 시청률이 말하는 것 — 3% 안팎, 지상파의 구조적 한계
📊 수치는 냉혹하다. 최고 시청률은 1회 방송으로 3.3%(닐슨코리아)를 기록했다. 자체 최저 시청률은 2.2%까지 떨어지며 위기에 빠진 시점도 있었다. 3회 시청률은 전국 기준 2.3%를 기록했으며, 직전 방송분인 2회의 3.1%보다 0.8%포인트 하락한 수치로 당시 자체 최저였다.
페이스 미 3회는 동시간대 방송된 지상파 3사 중 가장 낮은 시청률을 기록했으며, 같은 시간대 KBS 1TV 〈생로병사의 비밀〉은 3.1%, MBC 〈짠남자〉는 2.4%,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은 5.3%를 각각 기록했다. 예능이 드라마를 압도하는 구조가 수치로 그대로 드러난다. 전작인 〈개소리〉가 자체 최고 시청률 4.6%(6회)를 기록하며 "재밌는 드라마는 본다"는 공식을 증명한 것과 비교하면 《페이스 미》의 부진은 더욱 선명해진다.
2024년에 KBS가 수목 드라마 시간대를 부활시켰으나 역시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결국 2025년 8월에 KBS 토일 드라마로 대체되었다. 《페이스 미》의 저조한 시청률은 개별 작품의 실패가 아니라, KBS 수목극 전체가 직면한 구조적 위기의 단면이기도 하다.
🌏 해외 OTT에서 터진 역설 — 전 세계 170여 개국, 일본·대만 1위
그런데 국내 수치와 정반대의 데이터가 해외에서 나오고 있었다. 방영 전부터 K-성형이라는 신선한 주제와 탄탄한 대본으로 주목받은 《페이스 미》는 전 세계 170여 개국에 판매되며 글로벌 인기를 입증했다.
🏆 구체적인 수치는 더욱 인상적이다. 2024년 11월 27일, 《페이스 미》는 일본 OTT 레미노(Lemino)에서 오픈과 동시에 전체 랭킹 1위를 차지했으며, 시청자 평점은 5점 만점 기준 4.6점을 기록했다. 대만 OTT 프라이데이(FriDay)에서도 드라마 부문 1위에 오르며 무섭게 질주했다.
전 세계 170여 개국에 판매된 《페이스 미》는 글로벌 OTT 라쿠텐 비키(Rakuten Viki)에서도 큰 인기를 얻었으며, 라쿠텐 비키의 시청자들은 "K-드라마에서 좋아할 만한 모든 요소들을 갖추고 있다"라며 극찬을 쏟아냈다. K-성형을 소재로 기획 단계에서부터 미주는 물론 유럽, 중동, 오세아니아, 인도 등 해외에서도 관심이 뜨거웠다.
🔍 내외 격차가 발생한 구조적 이유
이 극명한 역설에는 명확한 원인이 있다. 첫째, 콘텐츠 설계 방향이다. 냉정한 성형외과 의사와 열정적인 강력계 MZ 형사가 범죄 피해자 재건 성형을 통해 사건의 진실을 쫓는 공조 추적 메디컬 드라마라는 포맷은 장르 마니아층이 두터운 해외 OTT 소비자에게 훨씬 매력적으로 작용한다. 국내 지상파 시청층이 선호하는 익숙한 멜로나 가족극과는 결이 달랐다.
둘째, 편성 구조의 문제다. 원래 OTT 오리지널로 기획된 작품이 지상파로 편성 경로를 바꾼 탓에, 지상파 시청 습관과 콘텐츠의 장르적 특성이 맞지 않는 간극이 생겼다. 전체적인 국내 시청률은 2%대 중반에서 3% 초반에 머물며 다소 낮은 성적을 보였지만, 국내 시청자들은 오픈채팅 등에서 드라마의 전개를 함께 추리하며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방식으로 반응했다. 전통적 시청률 지표가 포착하지 못하는 화제성이 별도로 존재했다는 의미다.
💡 KBS 페이스 미가 남긴 질문
《페이스 미》의 사례는 지상파 시청률이라는 단일 지표가 드라마 콘텐츠의 가치를 온전히 측정할 수 없다는 점을 수치로 증명한다. 국내 최고 시청률 3.3%, 자체 최저 2.2%라는 숫자와, 일본·대만 OTT 1위 및 170여 개국 판매라는 숫자는 동일한 작품의 성적이다. 결국 KBS가 2025년 8월 수목 드라마 시간대의 정규 편성을 확정하면서 수목 드라마는 잠정 중단되었다. 《페이스 미》는 그 마지막 시즌의 작품 중 하나로 남게 되었다. 국내 지상파의 구조적 한계와 K-콘텐츠의 글로벌 경쟁력이 한 드라마 안에서 동시에 기록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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