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다리미 패밀리 시청률 분석 — 역대 최저 14.1%로 시작한 주말극의 명암

 

다리미 패밀리 포스터

《다리미 패밀리》는 2024년 9월 28일부터 2025년 1월 26일까지 방송된 KBS 2TV 특별기획 주말드라마이다. 방영 전부터 스타작가와 파격적 편성 변화로 기대를 모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자 나온 것은 역대급 기록이었다. 그것도 반가운 방향의 기록이 아니었다. 이 드라마가 남긴 숫자들은 단순히 한 작품의 성패를 넘어 KBS 주말극 전체의 구조적 위기를 가리키는 지표로 읽힌다.

📉 숫자로 본 다리미 패밀리의 시청률 궤적

첫 회 시청률 14.1%, 최고 시청률 19.7%를 기록하며 KBS 주말드라마 사상 최저 시청률로 시작했을 뿐만 아니라, 20%는커녕 직전작 《인생이여 고마워요》의 최고 시청률에도 못 미쳤다. 이 수치는 단순한 저조함이 아니다. 인터넷·모바일이 대세가 된 2010년대, 2020년대에도 KBS 주말극은 방영 초반부터 시청률 20%는 기본으로 먹고 시작하며, 잘 되는 드라마는 30% 중반에서 5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 철옹성 같던 수치가 14%대로 출발했다는 사실 자체가 이미 구조적 붕괴를 시사한다.

토요일은 낮은 시청률, 일요일은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는 KBS 주말극 전통적 양상은 이 작품에서도 유지됐으나, 역대 KBS 주말드라마 중 가장 낮은 시청률 추이를 기록한 드라마라는 오명을 안게 됐다. 최종회 기준으로는 반전이 있었다. 마지막 회는 평균 시청률 20.5%(AGB닐슨 코리아, 전국 가구 전체)를 기록, 482만 8천 명이 시청했다. 그러나 이것이 성공의 증거가 될 수 없는 이유는, 🔢 최종회의 20.5%라는 수치 자체가 과거 주말극의 '초반 기본값'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 실험적 기획 — 36부작과 130억의 도전

기존 KBS 주말드라마의 50부작 편성이라는 공식을 깨고, 36부작으로 과감히 회차를 줄여 속도감 있는 전개와 높은 완성도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제작비 규모도 주목할 만했다. 계약 금액은 130억 원 규모로 지난해 키이스트 총매출액의 약 25%에 해당하며, 키이스트가 절반, 몬스터유니온이 절반 가량 분담해서 제작했으므로 실제 제작비는 더 클 것으로 분석된다.

제작진 라인업도 화제였다. 《으라차차 내 인생》, 《누가 뭐래도》, 《여름아 부탁해》 등을 연출한 성준해 감독과 《기름진 멜로》, 《질투의 화신》, 《파스타》 등을 집필한 서숙향 작가가 뭉쳤다. 특히 서숙향 작가는 업계에서 "주말드라마의 공식을 깬 거물이 등장했다"는 반응을 이끌어낸 인물로, 이 조합 자체가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OST 전략도 달랐다. 이무진, 육중완밴드, Sondia, 정기고, 김민석 등 미니시리즈의 OST를 주로 담당하던 가수들이 대거 참여했다. KBS 주말극 기준으로는 파격적인 라인업이었다.

⚠️ 시청률 부진의 구조적 원인 해부

그렇다면 이 모든 기획력에도 불구하고 숫자가 따라오지 못한 이유는 무엇인가. 원인은 복합적이다.

첫째, KBS 드라마 전반의 장기 침체라는 배경이 있다. 2022년부터 이어진 주말드라마의 부진으로 시청률 20%마저 보장해주지 못하는 상황에다가 제작비도 이전에 비해 많이 축소되어 일일극 수준으로 제작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둘째, '특별기획'이라는 타이틀과 실제 제작 환경 사이의 괴리가 있었다. 성준해 감독은 제작발표회에서 "특별기획이라고 하면 실질적인 투자가 이뤄져야 하는데 제작하는 연출 입장에서는 환경이 못 따라져서 아쉬운 부분이 있다"라고 밝혔다.

셋째, 외부 정치적 변수가 직격탄을 날렸다. 💥 12월 들어선 12.3 비상계엄으로 인해 시청률이 7~8%대에 머물던 동시간대 MBC 뉴스데스크의 시청률이 10%를 자주 넘기는 등 급상승한 영향을 가장 크게 받았다. 비상계엄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드라마 시청 흐름을 대거 뉴스 쪽으로 이동시킨 것이다.

📊 이 드라마가 남긴 의미

블랙 코미디를 표방하며 '100억 도난 사건'을 극의 중심에 두고 모든 인물을 엮어온 《다리미 패밀리》는 연속극보다는 미니시리즈에 가까운 포석으로 '차별화'에 성공했지만, 가족 간의 극단적인 갈등에 집중하는 기존 주말극 대비 상대적으로 저조한 평균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 한 문장이 이 드라마의 성격을 가장 정확하게 요약한다.

🏆 결국 《다리미 패밀리》의 진짜 의미는 성공과 실패의 이분법으로는 재단하기 어렵다. 36회차 구성의 짧은 호흡으로 키이스트가 처음 시도한 주말드라마라는 점과 함께, 드라마와 별도로 OST 음원사업, 콘서트 등 다각적 IP 사업을 확장하려 한 실험이었다. 시청률이라는 단일 지표로 판단하기보다, KBS 주말극이 기존 50부작 막장 공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포맷을 모색한 최초의 유의미한 시도로 봐야 한다. 다리미 패밀리가 최고 시청률 19.7%로 20%조차 넘지 못한 채 종영하며 KBS 주말극 암흑기의 절정을 찍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지만, 그 암흑 속에서도 장르와 편성 방식의 실험을 멈추지 않았다는 사실은 이후 KBS 주말극이 어떤 방향으로 진화해야 하는지를 오히려 더 선명하게 제시한 역설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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