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외국인 관광객 40% 급증, 관광 스타트업 육성이 해답인가

별빛놀이터 별빛우산 대여한 모습

부산 외국인 관광객 수가 예사롭지 않은 속도로 불어나고 있습니다. 2026년 1월부터 5월까지 부산을 찾은 외국인 방문객은 누계 기준 193만6572명으로 집계됐으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0% 증가한 수치입니다. 전국 평균 증가율이 21%인 점을 감안하면, 부산의 성장 속도는 사실상 전국에서 이례적인 수준입니다. 이 데이터 하나만으로도 부산 관광 생태계에 구조적 변화가 시작됐다는 신호를 읽을 수 있습니다.

🔍 40% 성장률, 숫자 뒤에 숨은 구조적 배경

단순히 "관광객이 많이 왔다"는 사실보다 중요한 것은 왜 부산에 집중됐느냐입니다. 서울 중심의 K-콘텐츠 소비 패턴이 지방 도시로 확산되는 현상은 2023년 이후 뚜렷해졌습니다. 특히 광안리, 해운대, 감천문화마을 등 부산 고유의 시각적 공간은 숏폼 영상 플랫폼에서 반복적으로 소비되며 자연적인 유입 채널로 작동하고 있습니다. 서울과 달리 영어·중국어 안내 인프라가 아직 완전하지 않음에도 방문객이 급증한다는 점은,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전형적인 과열 국면을 시사합니다.

여기에 엔저 현상 장기화로 일본 여행의 매력이 상대적으로 감소하고, 코로나 이후 동남아 및 중화권 관광 심리가 회복되면서 부산이 '서울 대안'이 아닌 '독립적 목적지'로 자리잡기 시작했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40%라는 수치는 운이 아니라 복수의 구조적 요인이 동시에 작동한 결과입니다.

🏗️ 스타트업 육성 전략, 왜 지금인가

부산시와 부산관광공사가 이 시점에 관광 스타트업 20개사를 선정해 육성 프로그램을 가동한 것은 시의적절한 판단입니다. 사업화 자금 지원, 전용 사무 공간 제공, 전문가 컨설팅, 해외 마케팅 지원까지 창업 초기부터 해외 진출까지 전 주기를 커버하는 구조는 단순 보조금 지급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관광 산업의 특성상 스타트업이 단독으로 글로벌 바이어나 OTA(Online Travel Agency) 채널에 접근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공공기관이 인프라와 네트워크를 제공하는 방식은 실질적인 레버리지 효과를 만들어냅니다.

💳 핀테크로 숙박 인프라를 다진다 — 데브디의 역할

선정 기업 중 특히 눈여겨볼 곳은 부동산 핀테크 서비스 '집업페이'를 운영하는 데브디입니다. 임대차 계약서 기반 보안 검증 시스템을 통해 임대인 동의 없이도 임대료를 신용카드로 처리할 수 있도록 설계된 이 서비스는 단기 임대 운영자의 현금 흐름 관리에 직접적으로 기여합니다. 관광객이 몰릴수록 단기 숙박 수요는 늘어나지만, 영세 운영자들의 재무 관리 역량은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인프라 하단을 안정화하는 이런 B2B 솔루션이 관광 생태계 안에 포함됐다는 점은, 이번 육성 프로그램이 소비자 향 콘텐츠에만 집중하지 않았음을 보여줍니다.

💄 K뷰티 관광의 거점화 전략 — 누아르와 한국바이오뷰티산업

'누아르'는 헤어·메이크업·한복 체험을 결합한 뷰티 복합 콘텐츠로 광안비치에 300평 규모의 거점을 운영 중입니다. 중국·몽골·베트남 등지의 미용 전문가 대상 교육 프로그램까지 병행한다는 점에서, 단순한 관광 소비 유도가 아니라 부산을 K뷰티 교육 허브로 포지셔닝하려는 의도가 읽힙니다. 이는 관광객 1회 방문에 그치지 않고 전문 인력 유입을 통한 체류형·반복 방문 구조를 만들겠다는 중장기 전략과 맞닿아 있습니다. 한국바이오뷰티산업의 경우 미국, 말레이시아, 베트남, 중국 수출을 동시에 추진하며 관광 기념품과 K뷰티 제품의 경계를 허물고 있습니다.

⚠️ 구조적 한계와 리스크 — 낙관만으론 부족하다

그러나 이 전략에는 분명한 취약점도 존재합니다. 우선 20개사라는 선정 규모는 연간 300만~500만 명을 목표로 하는 수요 규모에 비해 공급 측 대응이 여전히 얇습니다. 스타트업 생태계는 생존율 자체가 낮고, 관광 산업은 외부 변수(환율, 국제 정세, 자연재해, 감염병 등)에 극도로 민감합니다. 1~2년 지원 후 자생력 없이 이탈하는 기업이 속출한다면, 생태계 조성이 아닌 단발성 이벤트로 끝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한 현재의 관광객 증가세가 K-콘텐츠 소비 트렌드와 맞물린 사이클적 현상일 수 있다는 점도 경계해야 합니다. 도쿄, 방콕, 다낭 등 경쟁 도시들도 유사한 체험형 관광 콘텐츠를 빠르게 구축하고 있어, 부산만의 차별화 요소를 지속적으로 강화하지 않으면 증가세는 둔화될 수 있습니다.

🔭 500만 목표, 달성 가능한가

부산관광공사는 외국인 관광객 500만 시대를 목표로 제시했습니다. 현재의 성장 속도를 단순 외삽하면 수치상으로는 2~3년 내 도달 가능해 보입니다. 그러나 양적 팽창보다 소비 단가와 체류 기간 확대가 핵심입니다. 현재 부산 방문 외국인의 평균 체류 기간과 1인당 소비 금액이 서울 대비 어느 수준인지, 이 격차를 좁히는 것이 스타트업 육성의 실질적 성과 지표가 돼야 합니다. 야간 체험 콘텐츠('밝히는 사람들'), 로컬 액티비티 투어('엑스크루'), 전통 체험('사잇길부산') 등이 관광객의 체류 시간을 늘리고 소비 접점을 다양화하는 방향으로 작동한다면, 500만이라는 숫자보다 의미 있는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부산 외국인 관광객 급증은 분명한 기회이지만, 기회를 구조로 바꾸는 것은 또 다른 차원의 과제입니다. 이번 스타트업 육성 전략이 그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 3년 후의 데이터가 답을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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