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드》는 2024년 3월 23일부터 4월 28일까지 방송된 JTBC 토일 드라마이자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시리즈였습니다. 이보영이라는 검증된 배우, 영국 원작이라는 콘텐츠 기반, 그리고 OTT와 선형 방송의 동시방영이라는 새로운 실험까지 갖춘 작품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수치가 기대에 못 미쳤다는 사실은, 단순한 작품성의 문제가 아닌 구조적 모순을 들여다보게 만듭니다. 《하이드》의 시청률 곡선과 편성 전략은 2024년 한국 방송 생태계의 단면을 압축적으로 보여줍니다.
📺 JTBC 하이드, 어떤 작품인가
《하이드》는 2017년부터 4년간 방영된 영국 드라마 〈Keeping Faith〉를 한국판으로 리메이크한 작품입니다. 감독은 〈쌈, 마이웨이〉와 〈조선로코-녹두전〉을 연출한 김동휘가 맡았고, 주연은 이보영·이무생·이청아·이민재로 구성됐습니다. 인물이 숨기고 있는 비밀과 진실을 쫓아가는 끊임없는 반전, 예측 불가한 흡인력으로 미스터리 서스펜스의 진수를 예고했습니다.
〈더 글로리〉 제작진도 하이드에 합류했습니다. 캐스팅과 제작진 라인업만 놓고 보면 충분한 기대치를 갖추고 있었습니다. 이보영은 〈대행사〉 이후 1년 1개월 만에 복귀하며, 연속으로 JTBC의 본 드라마에 출연했습니다. 원작의 글로벌 인지도와 검증된 연출진이 결합된 만큼, 방영 전 기대감은 상당했습니다.
📊 시청률 수치로 본 현실
시청률은 1회 4.4%, 2회 4.7%를 기록하며 쾌조의 스타트를 알렸습니다. 출발 자체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방영 3회 만에 5%대 시청률에 진입했으며, 닐슨코리아 집계에 따르면 3회는 유료가구 기준 전국 시청률 4.3%, 수도권 시청률 5%를 기록했습니다.
그러나 이 수치를 같은 JTBC 토일드라마의 직전 흐름과 비교하면 맥락이 달라집니다. 2022년 최고 시청률 및 JTBC 최고 시청률 역대 2위를 달성한 〈재벌집 막내아들〉(2022)을 시작으로 〈대행사〉, 〈닥터 차정숙〉, 〈킹더랜드〉, 〈힘쎈여자 강남순〉, 〈웰컴투 삼달리〉까지 연이어 10% 이상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큰 화제성과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습니다. 〈하이드〉의 4~5%대 수치는 이 흐름과 비교했을 때 확연히 낮은 수준입니다. 2024년에는 〈닥터슬럼프〉를 시작으로 시청률이 하락하기 시작하며, 3~4%대의 시청률이 예전보다 더 빈번해진 상황이었습니다.
🔍 시청률 저조의 구조적 원인
📡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동시방영의 역설
《하이드》의 낮은 선형 시청률을 이해하는 핵심 키워드는 편성 구조입니다. 《하이드》는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드라마 최초로 TV 방영을 함께 하는 작품으로, 쿠팡플레이에서 본 방송보다 30분 앞서 선공개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즉, OTT 구독자라면 JTBC 방영 전에 이미 시청이 가능했고, 이는 TV 본방 시청 유인을 구조적으로 약화시킨 요소입니다.
🔒 더 중요한 것은 VOD 접근 차단입니다. 판권 문제로 TVING, JTBC 홈페이지와 모바일 앱 JTBC NOW에서는 VOD가 제공되지 않는 것은 물론, 방영 시 JTBC·JTBC2·JTBC4 실시간 방송 서비스가 일시적으로 중단됐습니다. TVING이 JTBC의 핵심 VOD 플랫폼이라는 점에서, 이 조치는 기존 JTBC 드라마 시청 경로를 완전히 차단한 것과 같았습니다. JTBC 콘텐츠에 익숙한 시청층이 《하이드》에 접근하려면 쿠팡플레이에 따로 가입해야 하는 장벽이 생긴 셈입니다.
📉 JTBC 토일드라마 슬롯의 전반적 하락세
《하이드》만의 문제가 아닌 슬롯 전체의 흐름도 고려해야 합니다. 2024년 이후 방영작 중 시청률 10%를 넘긴 작품은 〈낮과 밤이 다른 그녀〉, 〈옥씨부인전〉, 〈협상의 기술〉 뿐입니다. OTT 소비의 파편화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선형 TV 시청률 자체가 전반적으로 하방 압력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 수치로 확인됩니다.
🎭 콘텐츠 완성도와 시청률의 괴리
시청률이 콘텐츠의 품질을 온전히 반영하지 않는다는 것을 《하이드》는 명확히 보여줍니다. 아쉬웠던 시청률에 비해 마지막 회까지 감상한 시청자들은 준수하게 마무리된 작품으로 평하고 있으며, 모든 인물들이 납득할 만한 결말을 맞이한 점, 죄를 지은 자가 벌을 받은 과정과 그 여운, 나문영의 마지막 선택으로 드러난 주제의식 등이 호평받습니다.
✅ 이는 콘텐츠 자체의 완성도와 편성·유통 전략이 서로 다른 변수라는 점을 다시금 확인시켜 줍니다. 작품은 끝까지 본 이들에게 충분한 서사적 만족을 제공했지만, 시청자를 '끝까지 보게 만드는 경로'가 지나치게 제한적이었습니다.
📌 《하이드》가 남긴 구조적 질문
《하이드》가 한국 방송 생태계에 던지는 질문은 명확합니다. OTT 오리지널 판권과 선형 TV 방영을 동시에 추구할 때, 두 채널 모두에서 최적의 성과를 낼 수 있는가의 문제입니다. 쿠팡플레이에서 본 방송보다 30분 앞서 선공개하는 방식은 OTT 플랫폼에는 유리하지만, JTBC 본방 시청률에는 직접적인 타격을 줍니다. 《하이드》는 이 실험의 첫 번째 사례였고, 그 수치는 동시방영 구조의 구조적 한계를 숫자로 증명했습니다. 이후 방송사와 OTT 간 콘텐츠 판권 협상이 어느 방향으로 흘러가야 하는지, 《하이드》의 시청률표는 그 논거로 충분히 기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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