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와 별난 아빠들 시청률 분석 — KBS 일일극의 구조적 한계와 반전 회복의 의미

마리와 별난 아빠들 포스터

《마리와 별난 아빠들》은 2025년 10월 13일부터 2026년 3월 27일까지 방송된 KBS 1TV 일일 드라마다. 총 120부작, 약 5개월 반의 여정 동안 이 작품이 남긴 시청률 궤적은 단순한 성공이나 실패로 요약하기 어렵다. 첫 회부터 역대 기록을 경신했고, 중반에 바닥을 쳤으며, 후반에는 전작의 천장마저 뚫었다. 그 진폭 속에는 KBS 일일극이 처한 구조적 문제와 가능성이 동시에 녹아 있다.

📉 역대 최저로 출발한 첫 회 — 그 원인은 무엇인가

첫 회는 10.5%를 기록하면서 KBS 1TV 일일 드라마 중 첫 회 최저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단순한 작품의 문제가 아니라 편성 환경과 전작의 그림자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2025년 추석 연휴를 감안하여 전작 종영 후 2주 후에 편성되었다. 전작과의 간격이 확보됐음에도 불구하고 출발이 부진했던 이유는 외부 경쟁 요인이 컸다. 초반부는 KBO 플레이오프와 시간대가 겹친 걸 감안한다고 쳐도, 전작처럼 54회까지 1회의 최고 시청률을 넘지 못하면서 극 초반부터 KBS 1TV 일일 드라마 중에서도 손꼽히는 부진을 겪었다.

🔻 구체적인 낙폭은 더 심각하다. 20회에서는 7.6%를 기록하면서 KBS 2TV 일일 드라마에게 전국 기준 시청률 전체 1위의 자리를 내주었으며, 수도권 기준으로도 〈우주메리미〉에게 1위 자리를 빼앗겼다. KBS 1TV 일일극이 자사 KBS 2TV 채널에 1위를 내주는 것은 이례적 사태다. 초반부는 KBO 플레이오프와 시간대가 겹친 걸 감안한다고 쳐도, 30회 기준으로 단 4회만 10%대일 정도로 KBS 1TV의 일일 드라마 중에서도 그야말로 손꼽히는 부진을 극초반부터 보이고 있다. 이 수치만 보면 조기 종영을 논해야 할 수준이었다.

🧬 왜 이 드라마는 초반에 무너졌나 — 소재의 낯섦과 채널 정체성의 충돌

마리와 별난 아빠들은 정자 제공으로 태어난 주인공 강마리와 그의 '아빠 후보'가 되는 세 남자의 좌충우돌 성장기를 그리는 코믹 가족극이다. 가족의 형태가 천차만별로 다양해지고 있는 사회 분위기를 반영한 작품으로, 서용수 PD와 김홍주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문제는 이 소재가 KBS 1TV의 기존 시청 층에게 익숙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강마리의 엄마 주시라 역의 박은혜는 "시놉시스를 보고 'KBS 드라마 맞아?'" "'이런 거 다뤄도 돼' 싶었다. KBS가 달라지고 있다는 걸 느낀 드라마"라며 웃었다. 배우 자신도 이 소재의 파격성을 인식했다는 것은, 기존 충성 시청자와의 괴리를 방증한다. 일일극은 통상적으로 가족 내 갈등과 화해, 관계 회복의 정서에 기반하는데, '정자 제공'과 '아빠 후보 3인'이라는 설정은 그 공식에서 한참 벗어나 있었다.

📺 제작 구조의 특수성도 변수였다

몬스터유니온이 KBS 미디어로부터 드라마사업팀을 이관 받은 후 외주 제작한 KBS 1TV 일일 드라마로, KBS 1TV에는 외부 드라마 PD와 외부 제작사 소속 작가 영입이 금지되어 있어 KBS 사내 연출자들이 몬스터유니온 파견 형식으로 연출을 맡고 있다. 이러한 제약은 창작적 유연성보다 안정적 품질 관리에 초점이 맞춰진 구조로, 실험적 소재를 밀어붙이기에 본질적으로 한계가 있는 틀이었다.

📈 101회 12.6% — 반등의 구조를 해부한다

가장 흥미로운 수치는 후반부에 나타난다. 마리와 별난 아빠들의 자체 최고 시청률은 101회로, 닐슨코리아 기준 전국 시청률 12.6%를 기록했다. 101회에서는 12.6%로, 12%대를 돌파한 것은 물론, 전작의 최고 시청률도 뛰어넘었다.

🎯 이 반등의 동력은 드라마 본연의 완성도에서 비롯됐다. 하승리의 안정적인 연기와 중견 배우들의 탄탄한 뒷받침 속에 복잡한 가족 관계를 따뜻한 시선으로 풀어냈다는 호평을 얻었다. 초반부 낯선 소재에 대한 거부감이 장기 방영을 통해 희석되고, 등장인물에 대한 정서적 축적이 이루어지면서 시청률이 역전된 것이다. 전작이 중견 배우들 중심이었던 것과 달리 본작은 이전 KBS 일일 드라마처럼 다시 젊은 배우들을 주인공으로 배치했다. 이 젊은 주인공 구성이 장기 시청을 유도하는 정서적 구심점이 됐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 10.5% 종영이 남긴 숫자의 의미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최종화(120화) 시청률은 10.5%(전국 기준)로 집계됐다. 이후에는 10~11%대를 유지하면서 전작보다 낮은 10.1%의 평균 시청률로 종영했다. 평균 10.1%는 KBS 1TV 일일극 기준으로는 낮은 수치지만, 7%대까지 추락했던 작품이 120회를 완주하고 10%대를 유지하며 마무리했다는 사실은 단순 수치 그 이상을 말한다.

가족을 완성하는 것은 혈연보다 깊은 유대감이라는 메시지를 남기며 깊은 여운을 더했다. 이는 작품이 말하려 했던 주제가 결국 시청자에게 도달했다는 증거다. 파격적 소재로 출발해 7.6%의 바닥을 치고, 12.6%의 자체 최고를 달성한 뒤 10.5%로 마무리한 《마리와 별난 아빠들》의 시청률 곡선은 KBS 일일극이 새로운 정체성을 모색할 때 감내해야 할 진통이 어떤 형태인지를 가장 선명하게 보여준 데이터로 기록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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