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토일 미니시리즈 《트웰브》는 2025년 8월 23일부터 9월 14일까지 방영된 판타지 액션 드라마다. 마동석이 직접 "동양의 12지신 동물들 모티브로 거대한 세계관을 구축한 한국판 어벤져스"라고 소개했을 만큼, 방영 전 기대치는 상당했다. 그러나 결과는 숫자가 말해준다. 출발과 끝의 낙차가 이 드라마의 모든 것을 설명한다.
📊 숫자로 보는 트웰브의 궤적 — 8.1%에서 2.6%까지
8월 23일 첫 방송한 《트웰브》는 첫 시청률 8.1%(닐슨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를 기록했으나, 곧바로 2화부터 시청률이 하락하면서 5.9%, 3화 4.2%, 4화 3.1%, 5화 3.4%, 6화 2.6%로 급락했다. 단 6회 만에 시청률이 3분의 1 이하로 떨어진 셈이다. 단순한 하락이 아니라 이탈 속도 자체가 비정상적이었다.
방영 첫 주 토요일은 신설된 드라마 시리즈임에도 불구하고 동시간대 경쟁작들을 모두 제치고 미니시리즈 시청률 1위, 지상파 전체 시청률 2위를 달성했으며, KBS 미니시리즈 시청률이 전국 기준 8%대를 기록한 것은 2023년 3월 《오아시스》 이후 정확히 2년 4개월 만이었다. 그 첫 회의 성과가 오히려 이후의 추락을 더 씁쓸하게 만든다.
비교 기준도 명확하다. 같은 시간대 방영됐던 KBS 《독수리 5형제를 부탁해!》는 평균 20%에 달하는 시청률을 기록했고, 낮아도 10% 이상을 유지했다. 같은 채널, 같은 시간대의 전임 드라마와 비교하면 《트웰브》의 성적은 구조적 실패에 가깝다.
🎬 220억 원 투입, 그런데 왜 실패했나
박형식, 이주빈, 서인국, 고규필, 성동일 등 화려한 출연진에, 한국 드라마에서 상당히 높은 약 220억 원에 달하는 제작비로 기대를 모았으나 참담한 수준이라는 비판에 직면했다. 제작비의 규모와 결과물의 완성도 사이의 괴리가 핵심이다.
💬 수준 미달 시나리오와 유치한 대사로 인해 모든 배우들의 연기마저 화면을 겉돈다는 혹평이 이어졌다. 자본이 콘텐츠의 질을 담보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트웰브》는 수치로 증명한 셈이다.
방송계 한 관계자는 "콘텐츠가 좋으면 OTT든 방송사든 어떤 플랫폼이든 어느 정도 흥행을 하는데, '트웰브'의 경우는 어디에 내놔도 경쟁력 있는 콘텐츠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 KBS의 '파격 편성' 전략은 왜 작동하지 않았나
편성 전략 자체도 도마 위에 올랐다. KBS는 지난 7월 14일 사보에서 "그동안 시도한 적 없는 파격적인 편성으로 획기적인 변신을 꾀한다"며 수목 미니시리즈를 8월부터 주말인 토일 시간대로 옮겨 편성하고, 그 중심이 마동석 주연의 '트웰브'라고 홍보했다. KBS 측은 "경쟁력 있는 주말드라마에 이어 토일 미니시리즈까지 몰아보게 함으로써 전 세대를 아우르는 시청자들의 채널 고정을 유도하고 시청률과 화제성을 동시에 잡겠다"고 했다.
🔍 그러나 플랫폼 전략에도 치명적인 구조적 문제가 있었다. 디즈니+가 독점으로 스트리밍하면서 KBS 홈페이지, KBS+, Wavve에서 다시 보기가 제공되지 않으며 실시간 방송으로만 시청할 수 있는 구조였다. OTT 시대에 다시 보기 접근성을 막은 채 '채널 고정'을 유도하겠다는 발상은 시대착오적이었다.
KBS 내부 관계자는 "MBC에서 드라마 《카지노》나 《무빙》을 편성한 사례가 있었는데, 이미 두 드라마는 OTT를 통해 콘텐츠 퀄리티가 어느 정도 입증된 사례였다"고 지적했다. 검증되지 않은 콘텐츠를 '텐트폴' 편성의 핵심으로 삼았다는 점이 전략적 오판이었다.
⚠️ 이 실패가 의미하는 것 — K콘텐츠 위기론과 KBS의 좌표
십이지를 소재로 한 다크 판타지는 소재의 시기가 딱 맞아떨어졌으나 풀어낸 결과물이 아쉬웠다는 평가 속에, 공영방송 KBS가 후속 시즌까지 야심차게 기획했던 한국형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는 대중의 손가락질 속에 완전히 무너졌다.
디스패치 보도에 따르면 제작사들은 당초 이 작품을 최대 4번째 시즌까지 만들 계획을 세운 시즌제 드라마로 기획했으나, 바닥 수준으로 떨어진 시청률과 평가로 인해 후속 시즌 제작 가능성은 알 수 없게 됐다. ⚡ 후속 시즌 4편의 꿈은 사실상 소멸했다.
박장범 취임 이후 KBS는 콘텐츠의 무분별한 투자로 인해 재정적 어려움이 심해졌으며, 이 여파로 미디어업계에서의 주도권을 MBC에 내주게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웰브》 한 편의 실패가 아니라, KBS 드라마 전략 전반의 구조적 문제를 드러낸 사건으로 봐야 하는 이유다. 220억 원과 스타 캐스팅만으로는 시청자를 붙잡을 수 없다는 냉정한 교훈이 숫자 안에 새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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