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하는 로맨스》는 2024년 11월 4일부터 12월 10일까지 방송된 ENA 월화 드라마다. 《사내 맞선》을 연출한 박선호 감독과 배우 김세정이 다시 호흡을 맞추는 작품으로 방영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종영 후 남은 것은 '좋은 드라마인데 아쉬운 숫자'라는 평가였다. 국내 시청률과 글로벌 OTT 반응 사이의 온도 차는, 단순한 성패를 넘어 ENA 채널과 로맨틱 코미디 장르가 직면한 구조적 모순을 정확히 드러낸다.
📊 시청률로 보는 방영 흐름 — 최고 2.1%, 최종 1.8%
1회는 닐슨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 시청률 1.9%로 출발했다. 초반 반응은 나쁘지 않았다. 4회에서 2.1%를 기록하며 상승 추이를 보였으나, 이후 1.5%까지 내려갔다가 1.6~1.9%대에 머물렀다. 결국 최종회에서도 1.8%의 시청률로 마무리했다. 정점을 찍은 뒤 반등 없이 평균 이하로 수렴하는 이 흐름은, 초반 기대감이 극 전개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신호다.
2024년 김세정 주연 《취하는 로맨스》는 최고 2.1%에 머물렀고, 이후 2025년 강하늘 주연 《당신의 맛》도 2~3%대를 오가다 최종회에서야 3.8%로 치고 올랐다. ENA 월화 라인업에서 로맨틱 코미디가 반복적으로 이 수치대에 갇히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특별한 사건성이 없는 로코, 그 중에서도 청춘 배우가 이끄는 작품에서 기세가 잦아드는 게 ENA 월화드라마 전체를 통틀어 관측되는 패턴이 됐다는 우려가 나온다.
🌐 넷플릭스 TOP 1위 — 국내외 온도 차의 구조
국내 시청률이 2%를 넘나드는 동안, 글로벌 OTT에서는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졌다. 《사내 맞선》의 인기에 힘입어 《취하는 로맨스》는 공개 직후 넷플릭스 한국 시리즈 톱 1위에 오르며 인기를 얻었다. 구체적인 수치도 확인된다. 《취하는 로맨스》는 '오늘의 넷플릭스 톱10' 순위에서 7일 기준 1위, 15일 기준 2위, 21일 기준 7위 등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 아시아 최대 OTT 플랫폼 뷰(Viu)에서도 11월 1주차 주간 차트에서 아시아 4개국 톱10에 진입했다.
이 격차를 어떻게 읽어야 할까. 오랜만에 넷플릭스에서도 공개된 ENA 드라마였기에 다시보기 등 시청자를 끌어모으기에는 좋은 환경이었지만, 비교적 장르물이 강세를 보였던 ENA에서 로맨틱 코미디의 방송 시청률은 아쉬움을 남겼다. 방송 채널에서의 ENA 정체성과 OTT에서 K-드라마를 소비하는 글로벌 수요가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이 핵심이다.
🎭 기획 구조의 강점과 약점 — 힐링물의 딜레마
《취하는 로맨스》는 감정을 숨기는 게 당연한 '초열정' 주류회사 영업왕 채용주(김세정)와 감정을 캐치하는 게 일상인 '초민감' 브루어리 대표 윤민주(이종원)의 설렘 도수 끌올 로맨스를 그린다. 상반된 두 캐릭터의 케미는 분명한 설계 의도를 갖고 있다. 그러나 이 설계가 오히려 발목을 잡았다.
갈등 요소가 적고 힐링물의 느낌이 강한 만큼 시청자를 끌어오기가 쉽지 않았으며, 두 캐릭터의 로맨스 요소가 많이 그려지지 않은 것이 영향을 줬다는 반응도 있었다. 긴장감보다 온기를 택한 선택은 넷플릭스 알고리즘에선 통했지만, ⚡ 본방 시청 유입을 만드는 '이번 화를 놓칠 수 없다'는 긴박감을 형성하지 못했다. 두 주연의 비주얼이나 화면 연출에 대한 호평은 이어졌으며 넷플릭스에서도 일간 TOP10에 꾸준히 이름을 올렸던 점은, 신규 시청자 유입 측면에서는 유리한 상황이었다.
📺 ENA 채널 정체성과 로코 장르의 충돌
이 작품의 시청률 결과는 단순히 한 드라마의 실패가 아니다. ENA는 2022년 채널 리브랜딩을 기점으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신병》 등 다양한 장르를 선보이며 드라마 채널로 자리잡아 왔다. 이 과정에서 채널의 시청 기반은 장르물 팬층 중심으로 굳어졌다. 로맨틱 코미디가 아무리 잘 만들어져도, 채널을 찾는 시청자층의 기대치와 맞지 않는다면 숫자는 오르지 않는다. 채널 소비자의 로맨스 장르에 대한 수요와 선호도를 재고해야 할 시점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 다만 ENA는 이 흐름을 인지하고 있다. 이후 ENA는 '장르물 강자'에서 '로맨스까지 되는' 드라마 채널로 경쟁력 확장을 도모했으며, 이것이 채널 성장을 주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취하는 로맨스》가 남긴 데이터는, 그 방향 전환의 출발점을 기록한 수치로 읽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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