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핸섬을 찾아라, 무명 아이돌 로드무비가 단막극으로 돌아온 이유

핸섬을 찾아라 포스터

KBS2 '드라마 스페셜 2024'의 두 번째 단막극 '핸섬을 찾아라'는 재기를 꿈꾸는 해체 13년 차 무명 아이돌 큐티가 실종된 전 멤버 핸섬을 찾아 떠나는 여정을 그린 로드 무비다. 단 62분짜리 단막극 한 편이 담아낸 이야기지만, 그 배경에는 공영방송 단막극이 처한 구조적 위기와 제작 환경의 변화라는 훨씬 무거운 맥락이 깔려 있다. 숫자로 들여다보면 이 작품이 왜 지금 이 시점에 등장했는지, 그리고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가 훨씬 선명하게 보인다.

🎬 절반으로 쪼그라든 단막극 생태계, 그 안의 핸섬을 찾아라

2010년부터 2015년까지는 연간 약 24편 내외의 작품이 제작되었으나, 2016년부터 2023년까지는 주로 하반기에 한정하여 매년 10편 규모의 시리즈 형식으로 편성되었다. 2024년에는 시청률과 연계된 광고 수익 부진으로 프로그램 편성 규모가 축소되어 총 5편의 작품만이 제작·방영되었다. 연간 24편에서 5편. 10년 사이에 편성 규모가 약 80% 가까이 줄어든 것이다. 이 수치 하나가 KBS 단막극 생태계의 현주소를 압축적으로 설명한다.

전년도까지 매년 10편씩 편성하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5편으로 반토막이 났다. '핸섬을 찾아라'는 그 5편 중 두 번째 자리를 차지한 작품이다. 올해 40주년을 맞은 'KBS 드라마 스페셜'은 단막극 5편으로 구성됐다. 지난해보다 3편이 축소됐다. TV 시네마 2편을 포함하면 총 5편이 축소된 것. 편성 축소에 그간 '드라마 스페셜'을 통해 KBS 드라마의 새로운 시도, 차세대 스타 발굴을 즐기던 시청자들은 아쉬움 따름이었다. 40주년이라는 숫자가 오히려 역설적으로 읽히는 이유다. 기념해야 할 해에 가장 적은 편수를 내놓은 셈이니 말이다.

📋 제작 구조로 읽는 핸섬을 찾아라의 탄생 배경

이 작품들은 2019년부터 2024년까지 KBS 극본공모 당선작가 및 인턴작가 작품이다. 이 사실은 단순한 배경 정보가 아니라 작품의 존재 이유 자체를 설명한다. KBS 드라마 스페셜은 오랫동안 신진 작가와 연출자들이 상업적 압박 없이 실험적인 서사를 시도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공영방송 플랫폼이었다. 실험적인 소재와 형식을 시험할 수 있는 무대로서 많은 작가들과 PD들이 이 무대를 통해 기회를 얻기도 했다. 현재 내로라하는 드라마의 작가들도 단막극 한 편 이상은 집필한 경험이 있을 정도였다.

🎯 '핸섬을 찾아라'(극본 이남희, 연출 손석진) 역시 이 구조 위에서 탄생했다. 이 드라마는 해체된 지 13년이 지난 아이돌 그룹 오왕자가 실종된 전 멤버 핸섬을 찾기 위한 여정을 그린 로드 무비 형식으로, 과거의 추억을 되새기는 이야기다. 오승훈은 오왕자의 리더 큐티 역을 맡아 13년이 지나도록 포기할 수 없는 가수의 꿈을 다시 이루고자 한다.

🎭 출연진 구성이 말해주는 것

오승훈, 한은성, 이우태, 김준범을 비롯해 홍종현은 '핸섬을 찾아라'에서 위풍당당한 포부와 함께 데뷔한 비운의 그룹 '오왕자'로 뭉친다. 주목할 지점은 캐스팅의 결이다. 스타성보다는 서사와의 정합성을 우선시한 인선으로, 단막극 특유의 밀도 있는 서사 구조를 뒷받침하는 데 최적화된 구성이다.

한은성은 오왕자의 리더 지니어스이자 현 박살 엔터테인먼트 제작자로 분한다. 전 오왕자의 래퍼 샤이 역은 이우태가, 메인보컬 톨 역에는 김준범이 맡았다. 홍종현은 오왕자의 핵심 멤버 핸섬이자 현재는 톱스타로 활동 중인 배우 정해민 역을 맡았다. ⭐ 무명 아이돌과 톱스타로 갈린 구성원들의 현재 모습은 K팝 산업의 불균등한 성공 구조를 그대로 반영한다. 이 드라마가 단순한 재결합 로드무비를 넘어 산업적 리얼리티를 품고 있다는 근거다.

📉 단막극의 위기가 작품에 투영되는 방식

이 다섯 작품은 사극, 로드무비, 시대극, 멜로, 성장 드라마로 장르적 재미를 높였다. 5편이라는 최소한의 숫자 안에서도 장르적 다양성을 유지하려 한 것은 단막극의 정체성을 지키려는 의지의 표현이다. '핸섬을 찾아라'가 로드무비라는 장르를 택한 것도 단막극의 물리적 제약, 즉 62분이라는 러닝타임 안에서 감정의 이동과 서사의 흐름을 동시에 담기에 로드무비 형식이 가장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세계시장에서 K-콘텐츠가 주목받고 있지만 국내 방송 산업은 위기를 맞고 있다. 시청률이 떨어지면서 주 수익원인 방송광고는 줄고, 경기 침체로 광고 시장 자체가 위축되고 있다. 이 흐름 속에서 단막극은 광고 수익 창출에 가장 불리한 포맷이다. 1회로 종결되는 구조상 고정 시청자층 형성이 어렵고, 화제성도 연속 드라마에 비해 제한적이다.

2024년까지는 프로그램 명칭이 '드라마 스페셜'이었지만, 2025년에는 해당 명칭의 사용을 중단하는 대신 '러브 : 트랙'으로 변경하였다. 브랜드 명칭의 교체는 포맷 자체의 정체성 전환을 예고하는 신호다. '핸섬을 찾아라'는 결과적으로 '드라마 스페셜'이라는 이름을 달고 나온 마지막 세대 단막극 중 하나가 된 셈이다.

🔍 이 작품이 의미하는 것, 수치가 아닌 구조의 문제

이런 아쉬움 속에서 KBS 드라마 스페셜은 다채로움과 가치를 앞세워 시청자와 만났다. '단막극'의 존재 이유를 되새긴 것. 이 문장은 성과에 대한 평가라기보다 일종의 선언에 가깝다. 시청률이 아닌 가치로 존재를 증명해야 하는 상황 자체가 이미 단막극이 처한 구조적 모순을 드러낸다.

💡 '핸섬을 찾아라'가 던지는 질문은 결국 하나로 수렴된다. 상업적 수익성이 담보되지 않을 때, 공영방송이 지켜야 할 콘텐츠의 최소 단위는 무엇인가. 해체된 아이돌이 사라진 멤버를 찾아 떠나는 이 여정은, 공영방송이 잃어버린 단막극이라는 형식 자체를 다시 찾아 나서는 여정과 겹쳐 읽힌다. 그것이 이 62분짜리 작품을 단순한 단막극 이상으로 보게 만드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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